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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데본렉스 루루 FIP 투병일기-3. 자가주사, 염증2025-05-08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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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2.04 - 치료 9일차


1.24kg로 병원에 갔던 루루는 일주일만에 1.1kg이 되어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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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작고 가벼워진 아가가 어느날 갑자기 날아갈까봐 난 자주 두려웠다.



내 걱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루루는 신이 나있었다. 


고작 12일동안 있던 집을 기억이라도 하는지 자기가 좋아하던 장소에서 자신이 좋아하던 장난감을 가지고 장난을 치고 노는 모습이 애틋했다.


여전히 사람에게 안겨서 자고 싶어하고, 항상 붙어 있으려고 했다. 


그리고 첫 자가주사  시간이 다가오고있었다.


몇번씩이나 투여량 계산식을 확인하고 주사에 약을 담았다.


손도 마음도 떨렸지만 애써 침착한척 하며 주사를 놓았다.  


얼마나 깊게 넣어야 할지 어떤 각도로 넣어야할지 얼마나 썌게 피스톤을 밀어 넣어야할지 수십번 시뮬레이션 했었다.


"두둑"


바늘 끝이 루루의 살갗을 뚫고 들어가는 촉감이 느껴졌다.


그 짧은 감촉으로 깨달았다. 앞으로의 84일동안 서로가 이겨내야할 고통과 책임감에 대하여.


부담감과 걱정에 머리가 멈췄지만 아내가 잘 잡아줘서 인지 생각보다 너무 쉽게 첫 주사가 끝났다.


사실 난 매일 20시가 되면 도망이라도 가고 싶었다.


고맙고 다행히도 루루는 주사를 잘참아주는 고양이였고 아내는 마음이 단단했다.




털갈이를 하는건지 루루 몸에 있던 털들이 빠지기 시작했다.


그동안의 고생이 드러나듯 작은몸에 뼈가 앙상하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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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걱정했던 것과 달리 루루는 건강을 빠르게 회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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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먹고, 많이 뛰고, 많이 잤다.


퇴원의 최대 걸림돌이였던 염증수치도 빠르게 감소하였다.


우리도 자가주사에 제법 익숙해졌지만 안심하고 자만하면 한번씩 관통주사...피하주사를 하였다.


아가를 안고 "미안해 미안해"만  반복하였다.



25.02.13 - 치료 16일차


그렇게 자가주사에 서로 익숙해져 갈때쯤 루루의 등에 크고 작은 염증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한개의 염증은 너무 커서 혹처럼 튀어나와 농이 차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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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닦아주고 조사기를 매일매일 사용해도 피할수 없는 걸까?


이때부터 우린 2주에 한번씩 루루의 등털을 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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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소독하고 더마젤을 발라주었다.


일주일 정도가 지나 염증은 가라앉았고 다행히 더 큰일로 번지진 않았다. 


가끔 관통주사나 약이 새는 해프닝들이 있었지만 우린 잘 이겨내고 있었다.


물론 좌절과 자책은 반복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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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게도 연출 된 사진이 아니였다.사람이 좌절하면 진짜 저 자세가 나온 다는 것도 알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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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루는 털갈이를 하는건지 계속 털이 빠졌다.


온몸의 털이 빠져 오골계 스핑크스처럼 변해갔지만 잘뛰어노는 루루를 보며 우린 그저 감사했다.


25.02.16 - 치료 19일차


고양이 복막염 도움단에서 알게 된 토리네에게 24g 주사바늘을 얻어왔다.


감사한 인연으로 아이가 주사를 더 편하게 맞는거 같아 자신감이 up!!!



순조롭던 치료중 루루의 목과 귀에 곰팡이균이 발견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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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루가 가려워 하고 털이 빠지는 이유였다.


피부가 점점 검게 변하자 걱정되던 우리는 루루 혈검일에 맞춰 주치의 선생님께 검사를 의뢰했다.


루루의 몸에서 채취한 샘플에서 곰팡이균을 확인하였고 주치의 선생님은 FIP치료에 지장이 없도록 복용약을 처방해주셨다.


복슬고양이가 돌아오겠구나 하며 우리는 기뻐했다.


하지만 이게 우리 욕심 이였다는 것을 이때는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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